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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갑길 이사가 국기원 이사장에 선출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공|국기원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국기원 이사회가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범죄 전력이 있는 정치인 출신 전갑길 이사가 국기원 이사장에 선출됐다.

전갑길 이사는 27일 재적이사 21명 중 18명이 출석한 제5차 임시이사회에서 5차 투표 끝에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이날 1차 투표에선 손천택 이사 7표, 전갑길 이사 6표, 김성태 이사가 5표를 받았다.

재적이사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득표자 1, 2위를 대상으로 2차 투표가 진행됐고 손천택 이사 7표, 전갑길 이사 9표, 무효 2표가 나왔다. 3차 투표에서 손천택 이사 5표, 전갑길 이사 9표, 무효 4표, 4차 투표에서 손천택 이사 5표, 전갑길 이사 10표, 무효 3표가 나왔다.

재적 이사 과반수 득표는 5차 투표에서 나왔다. 손천택 이사 5표, 전갑길 이사 11표, 무효 2표로 전갑길 이사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전 이사는 광주광역시 시의원 3선, 제16대 국회의원,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10월부터 국기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전 이사는 지난 2013년 뇌물수수로 징역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광주 광산구청장 시절, 관급공사 발주 과정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징역 1년에 벌금 4000만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에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 받았다.

전 이사는 이사회 5차 투표 끝에 이사장에 선출됐지만,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정식 취임할 수 있다. 박양우 장관과 전 이사는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도덕성에 물음표가 붙어있는 전 이사에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뇌물수수 등 범죄전력의 전 이사가 지난해 이사회에 입성한 것 자체로, 국기원은 이미 부끄러운 도덕적 수준을 보여줬다. 이젠 문화체육관광부가 태권도 주무부처로서 책임있는 대처를 보일 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 이사에 대한 국기원 이사장 불승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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