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김희애가 6년만에 JTBC 드라마에 귀환했다.

27일 첫방송한 JTBC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다. 김희애는 극중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로 분했다. 능력은 물론, 완벽한 가정까지 꾸려 모두의 부러움을 샀지만 극중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가 여다경(한소희)과 불륜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신의 감정이 휘몰아친다. 더구나 믿었던 주변인들마저 모두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까지 더해져 낙담한다.

이처럼 부부들의 세계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작품이다. TV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6회까지 19금 판정을 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는 첫회부터 19금의 한계를 넘어섰다. 빠른 전개와 섬세한 감정선을 건드리며 공감을 샀다. 첫회 시청률은 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JTBC 역대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첫회 시청률이다. 어른들의 은밀한 이야기라는 자극적인 워딩에 이끌려 봤던 시청자들도 어느새 ‘부부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2회는 10.0%를 기록, 시작과 동시에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결과에는 ‘김희애 카드’를 빼놓을 수 없다. 김희애는 남편의 배신, 불륜녀의 도발 등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외톨이가 된 지선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김희애 스스로도 무섭다 표현할 정도로 여러가지 모습을 지닌 인물이다. 모든 부분을 차치하고 김희애의 연기 퍼레이드를 보는것만으로도 시간이 순삭(순간삭제) 된다. 지난 2014년 방송한 ‘밀회’에서는 유아인(이선재 역)과 금지된 사랑을 나눴던 김희애가 이번에는 남편의 불륜에 뼈아파하는 인물로 변신해 또 하나의 ‘어른 드라마’를 그려낸 것.

김희애의 무게감과 존재감은 ‘부부의 세계’를 그저 그런 불륜드라마로만 치부하기엔 아쉬운 웰메이드의 초석을 다지는데 한 몫 했다. 절대적으로 지분율이 높은 김희애는 매 장면 섬세한 감정터치와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한편의 심리극을 보는듯한 긴장감마저 든다. ‘밀회’로 인생캐릭터를 그려냈던 김희애가 6년만에 금의환향한 ‘부부의 세계’로 또 하나의 새 인생캐릭터 추가를 예고하는 듯 했다. 이 뿐 아니라 박해준, 한소희, 박선영, 김영민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 분위기, 적재적소에 울려 퍼지는 음악마저 한 데 어우러져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김희애는 단 2회만의 ‘부부의 세계’의 지선우가 김희애여야 하는 이유를 증명했고, 여전한 품격을 드러냈다. 단숨에 영국 BBC 원작 드라마의 그림자도 지워버린 ‘부부의 세계’가 문제작으로 JTBC 드라마에 새 역사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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