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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서울이랜드 감독이 1일 청평 켄싱턴리조트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청평 | 정다워기자

[청평=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정정용(51) 서울이랜드 감독은 침착하게 K리그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K리그 개막이 연기되는 상황에서 정 감독은 선수들의 건강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1일 경기 청평 켄싱턴리조트에서 만난 정 감독은 “아무래도 시국이 이러니 선수들이 가장 걱정된다. 얼마 전 수쿠타 파수가 기침을 하더라. 마침 아내와 아이가 독일에서 들어온 시점이라 굉장히 신경이 쓰였다.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됐다. 다행히 증상이 금방 사라졌지만 지금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유심히 보게 된다”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도 쉽지 않다. 개막이라는 목표 자체가 허공에 떠버렸고, 뚜렷한 지향점 없이 훈련만 반복하기 때문이다. 연습경기도 금지돼 자체 경기만 하는 일상으로는 선수들을 자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 감독은 “감독으로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 동기부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짧게 등산을 다녀왔는데 선수들이 재충전된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여러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피지컬 관리도 과제다. 개막 시점에 맞춰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 시점을 모르니 준비하기 난해하다. 정 감독은 “며칠 전에도 피지컬 코치와 다른 코치들 사이에 격론을 벌였다. 개막이 연기되니 여러 혼란이 찾아온다. 감독으로서 중재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난감한 점도 있다. 적절한 협의안을 찾아 선택했는데 개막 전까지는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라면서 “다행히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상자가 거의 다 돌아왔다. 개막 시점에는 100% 전력으로 경기에 나설 것 같다. 오히려 다행인 점도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사령탑의 역할도 중요하다.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최대한 차분히 대응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는데 그 타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막이 늦어지면서 경기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지 않나. 그에 따른 전략 수정 계획도 있다.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해보려고 한다. 비장의 무기도 만들고 있다”라며 달라지는 환경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감독은 비시즌이 길어지며 개인적인 시간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가족이 있는 대구를 떠나 하남에서 혼자 생활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정 감독이 선택한 새로운 취미는 영어공부다. 정 감독은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영어강의수강권을 부탁했다. 30대 초반 선수 시절에는 혼자 학원에 가서 문법 공부를 하기도 했다. 감독이 된 후에도 영어공부는 조금씩 했다. 외국에 갈 일이 많은데 영어로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운동하면서 음악만 듣는 것보다 영어강의를 들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구 사람인 정 감독은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이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정 감독은 최근 이랜드 재단을 통해 대구·경북 의료진을 위한 방호복 5000여벌을 기부했다. 정 감독은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공개했다. 마음이 아프다. 가족도 대구에 있어 마음이 쓰인다. 하루 빨리 질병이 종식돼 마음 편히 축구를 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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