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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제공 | KT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지난달 30일 공식취임한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말로는 ‘고객혁신’을 강조했지만 정작 KT는 고객기만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KT내부에서 조차 이를 두고 고객중심을 앞세우기 전에 KT 내부혁신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 사장은 지난 1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5G가 가져올 미래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 “고객의 삶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더 큰 변화가 곧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영역에서 고객을 중심에 두는 고객 발 자기혁신으로 더 큰 도약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취임사에서도 “핵심 사업을 고객중심으로 전환해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구 사장의 이 같은 고객중심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KT는 중고모뎀·셋톱박스 등 장비를 수거해 일명 신품화 작업을 거쳐 중고 단말기를 새 제품처럼 설치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고객을 중심으로 도약하겠다는 구 사장의 다짐과는 상반된 행보다. 이를 두고 KT 내부 직원 A씨는 “고객 몰래 중고 단말기를 설치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것이 고객중심으로의 전환인가”라고 반문하면서 “KT는 고객중심이 아닌 고객기만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이 필요한 것은 오히려 KT”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KT 내부 직원의 증언에 따라 KT가 신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전라남도 장성에 위치한 KT 호남물류센터에도 다녀왔다. 이곳에는 신품화 작업과정이 이뤄질 만한 공간이 보이질 않았다. KT 측의 취재거부로 결국 중고 제품을 가져다가 눈에 보이는 먼지를 털어내고 흠집만 메워 새 제품으로 박스갈이를 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국민 통신기업’이라는 KT가 작업장 공개를 꺼리고 숨기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은 확신이 됐다.

앞서 구 사장의 취임과 함께 그의 두 얼굴 경영방침이 지적받았다. 임직원들에게 말로는 소통 경영을 강조하면서 정작 현장직원들의 고충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직원들은 구 사장에게 e메일 등을 보내며 현장 고충을 털어놨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구 사장이 말만 앞세운 경영을 하고 있다는 일부 직원들의 지적을 방증한다. 사실 구 사장이 언급한 ‘고객중심’도 구체적인 방안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이에 대해 또 다른 KT 직원 B씨는 “구 사장은 말로만 고객중심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중고라는 사실을 감추고 셋톱박스를 설치하는 등 고객기만 행위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KT 스스로가 잘못을 반성 하고 향후 고객들의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결국 고객이 먼저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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