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미디어 센터
K리그 미디어 센터. 이용수기자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매년초가 되면 K리그 구단들이 앞다퉈 내놓는 보도자료가 있다. 시장, 도지사, 시·도의회 의장 등이 구단의 새 시즌 시즌권을 구매했다는 보도자료다. 시도민구단은 물론 최근에는 기업구단에서도 연고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시즌권 구매 소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보도자료를 구단 홍보담당자마저도 ‘보여주기식’이라고 인정한다.

◇보여주기식 보도자료는 왜 나오나

구단주 및 연고지 지자체장의 시즌권 구매 소식을 담은 보도자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도민구단의 경우 구단주인 시장이나 도지사가 시즌권을 사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굳이 팬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만하다. 한 K리그 관계자는 “구단주가 시즌권 1호 구매자가 됐다는 보도자료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으로 따지면 신제품을 우리 대표가 가장 먼저 샀다고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나 어색한 일인지 곰곰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구단들이 지자체장의 시즌권 구매 소식을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에 알리는 것은 시즌권 판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A시도민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은 몇 년전만해도 구단주의 시즌권 구매 소식을 외부에 전하지 않았다. 보여주기식 보도자료 배포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최근에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K리그 구단들의 시즌권 판매는 개별 팬들보다는 관공서와 스폰서 등의 구매 비중이 높다. 구단주나 지자체장의 시즌권 구매는 시·도청, 유관기관 등 시즌권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친다. B시도민구단 관계자는 “구단주의 시즌권 구매 소식이 전해지면 체육진흥과 등 관련 부서에서 각 부서와 유관기관에 축구단 시즌권 구매 독려를 담은 공문을 발송하기도 한다. 구단주가 축구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보여주면 시즌권 판매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진정 구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 모색해야

문제는 이렇게 보여주기식 보도자료를 통한 시즌권 판매량 증가가 팬 층을 넓히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K리그 구단들은 개막이 다가오면 ‘새 시즌 수억원의 시즌권 판매, 수천장 시즌권 판매 돌파’ 등의 보도자료가 등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구단에 관심을 갖고, 시즌권을 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팔려나간 시즌권 가운데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K리그나 구단에 대한 관심도에 관계없이 관공서와 스폰서 등에서 구매한 시즌권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시즌권을 일찌감치 구매한 구단주나 연고지 지자체장들이 시즌 내내 경기장에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B구단 관계자는 “구단주나 지자체장이 축구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구단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구단주나 연고지 지자체장들이 시즌권을 사주고, 더 많은 판매량을 올릴 수 있게 돕는 것을 넘어 장기적 구단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정 축구단을 위한다면 경기장에서 K리그를 즐기는 것은 기본이 돼야한다. 또한 연초에 선수들과의 소통 시간을 가진다거나 개막을 앞두고 시즌권 구매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축구단 발전을 위해 귀를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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