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원
손종원 라망시크레 헤드셰프. 제공| 레스케이프 호텔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신세계의 첫 독자 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의 최상층에 위치한 라망시크레는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손종원 헤드셰프의 컨템포러리 레스토랑이다. ‘일상에서의 탈출’이라는 레스케이프의 브랜드 가치에 맞게 레스토랑 역시 중세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게 하는 이색적인 인테리어와 개성 있는 요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손 셰프는 샌프란시스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퀸스’에서 수석 셰프로 일하다가 김범수 전 레스케이프 총지배인이 직접 샌프란시스코까지 날아가 영입해온 인재로 유명하다. 손 셰프는 공학도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로즈홀만 공대에서 토목을 전공하다 4학년 때 우연히 방문한 요리학교 CIA에서 요리에 열중하는 학생들을 보고 매력에 빠져 셰프의 길을 걷게 됐다.

라망시크레의 테이블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초여름 정취로 가득했다. 섬세함이 강점인 손 셰프는 꽃들이 만개하는 봄이 왔지만 코로나19로 피크닉을 즐기지 못 하는 고객들을 위해 야외 나들이 느낌을 내기 위한 식전빵 메뉴도 개발했다. 피크닉 박스에 회현 사워도우라는 빵과 감태 버터 등을 넣어 고객에게 대접하고 소풍의 느낌을 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자연주의적 음식이라는 게 생소하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1년 내내 같은 재료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봄 딸기, 여름 수박 등 제철 과일처럼 계절에 맞는 재료를 쓰고 의미를 찾는 요리를 말한다. 자연주의적 음식을 위해 오직 명동·회현의 라망시크레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추구하고 있다. 마르세라는 장터에 나가 직접 재료를 구매한다. 한달에 3~4번 혜화, 합정 등에서 농부들과 만나 재료에 대해 소통하고 영감을 얻어 메뉴를 개발한다.

[레스케이프 호텔]라망 시크레 명동 거리의 작은 한입거리들
명동 거리를 음식으로 표현한 ‘명동거리의 작은 한입거리들’. 제공| 레스케이프 호텔

- 라망시크레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는.

명동거리의 작은 한입거리들이다. 종이로 명동 거리를 형상화하고 신세계 백화점, 레스케이프 호텔 등을 표현했다. 실제 명동 길거리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메뉴들로 피칸과 푸아그라를 얹은 아이스크림 모형 디저트, 숙성한 도미가 들어있는 공갈빵 등이다. 이곳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 명동거리의 작은 한입거리들이 가장 지역적 특색을 잘 드러내는 상징적인 메뉴라고 생각한다.

[레스케이프 호텔]라망 시크레 회현 사워도우 브레드 바스켓
피크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도록 개발한 회현 사워도우 브레드 바스켓. 제공| 레스케이프 호텔

- 즐기며 식사를 하는 ‘펀 다이닝’ 등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향후 목표가 있다면.

라망시크레를 찾는 모든 고객들이 재미있게 식사하셨으면 좋겠다. 호텔 내 컨템포러리 양식이라고 해서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레스토랑에 오신 모든 분들이 좋은 기억을 갖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재밌고 즐거운 추억이 되는 시간으로 채워지길 바란다.

- 라망시크레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evolve(진화하다)’다. 주방의 모토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진화해나가자는 뜻을 담았다. 더 좋은 음식과 더 좋은 서비스로 고객들을 기다리는 창의적인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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