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제공 | 강원FC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올해에도 한국영(30·강원)이 ‘병수볼’의 핵심이다.

강원 미드필더 한국영은 지난해 K리그1 38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빠짐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활동량이 많은 중앙 미드필더이지만 특유의 강철 체력을 앞세워 단 한 번의 교체 없이 강원의 매 순간을 함께했다. 2년 전 무릎 인대 파열로 고생했지만 1년 내내 몸 관리를 잘해 부상을 당하지 않았고, 거친 플레이도 많이 하지 않아 경고 누적 징계도 받지 않았다. 경기력도 좋아 김병수 강원 감독이 선발 라인업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는 선수이기도 했다.

올해에도 한국영은 변함 없이 김 감독의 중용을 받으며 병수볼의 중심 구실을 하고 있다. 한국영은 서울과 상주전에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경기분석업체 비프로일레븐의 기록에 따르면 한국영은 두 경기에서 평균 94.35%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총 157회 패스를 시도해 148회 성공시켰다. 수비수도 아니고 미드필드와 공격 전 지역을 돌아다니는 중앙 미드필더가 기록하기 쉽지 않은 수치였다. 단순히 성공률만 높은 것은 아니다. 성공률이 아무리 높아도 백패스가 많거나 후방에서 돌린 비중이 크다면 의미는 크지 않다. 그런데 한국영이 시도한 패스 157회 중 140회가 중앙, 공격 지역에서 나왔다. 거의 상대 지역에서 패스를 시도했음에도 성공률이 대단히 높았다는 의미다. 전진 패스도 51회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키패스도 3회로 적지 않았다.

강원에 오기 전까지 한국영의 주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시절에도 한국영은 기성용의 파트너로 패스, 경기 운영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했다. 태클, 대인 마크가 한국영의 장점이었다. 그랬던 한국영은 강원 입단 후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강원 경기를 보면 한국영은 수비라인 앞에 머물지 않고 폭 넓게 피치를 돌아다니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오히려 지금은 수비적인 능력보다 공격적인 재능이 더 눈에 띈다.

병수볼의 핵심은 패스에 있다. 김 감독은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고 상대 진영에서 공격 기회를 모색하길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패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성공률이 떨어지면 흐름이 끊기고 김 감독이 원하는 공격 축구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의 병수볼이 공격적인 뚜렷한 색깔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한국영의 활약이 있다. 한국영이 있기 때문에 김 감독도 끊임 없는 공격 축구를 시도할 수 있다.

한국영은 기존 국가대표, 유럽파 선수들에 가리는 데다 원래 플레이 스타일이 화려하지 않다. 이로 인해 언성 히어로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의 한국영은 K리그 최고 수준의 중앙 미드필더로 꼽힌다. 김 감독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한국영의 실력을 인정하며 때로는 확 달라진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이제 서른 줄에 접어들었지만 진화하는 한국영은 올해 강원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