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배우 이무생,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이무생(40)이 ‘부부의 세계’로 불혹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종영한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로, 최종회에서 2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 극 중 이무생은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윤기로 분해 지선우(김희애 분)을 향한 애틋한 순애보를 그렸다. 남편의 외도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지선우 곁을 끝까지 묵묵히 지키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줘 여심까지 사로잡았다.

MBC ‘봄밤’에서는 폭력적인 남편 남시훈으로,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는 지적인 청와대 대변인 김남욱으로 등장했던 이무생은 ‘부부의 세계’에서는 최근작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새로운 순정남을 탄생시켰다. 한 단계 연기의 폭을 넓힌 이무생은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대단했다. 떠나보내기 아쉬울 거 같다.

대본을 보면서 정말 재밌었다. 잘 될 거라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이정도일줄은 몰랐다.(웃음)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모진 풍파를 겪는 캐릭터들이 많았지만 현장은 화기애애 했다. 그래서 더 떠나보내기 아쉽다. 김윤기로서도 시청자로서도 아쉽다.

-오랜만에 만난 ‘착한 역할’이다.

착한 역할을 해보니까 나름의 재미가 있는거 같다. ‘봄밤’ 때는 힘들기도 했다. 극중에서 제가 해내야 하는 일들이 있어서 눈 딱 감고 했는데 ‘부부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조금은 저와 공통분모가 있을법한 인물이어서 최대한 제 모습 녹여내면서 연기하려 했다. 새로운 묘미가 있었다.

-선한 역할 덕에 ‘이무생로랑’ ‘바르다 김선생’ 등 애칭도 생겼다. 인기를 체감하나?

아직 쑥스럽다. 실감이 안 난다. 인간 이무생이란 부족한 인간이 김윤기라는 좋은 캐릭터를 만나 이렇게 많은 칭찬도 들어본다. 김윤기는 어느 배우가 하더라도 칭찬 받았을 거다.

[포토] 배우 이무생,
배우 이무생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2020.05.1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순애보적인 김윤기와 실제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

김윤기는 참 올바르고 이성적인 인물이라서 저는 감히 따라갈 수 없다. 그래도 순애보적인 측면은 비슷한 점이 많다. 만약 저였다면 지선우(김희애)에게 한 번쯤은 고백을 했을 거 같다. 하지만 윤기는 행여나 짐을 지워주지는 않을까 기다리고 견딘다. 사랑이 이뤄지진 못했지만 그래서 더 김윤기스러웠던 결말이었다. 전 아마 고백하고 차였을 거다.(웃음)

-이무생의 멜로를 원하는 시청자들도 많아졌다. ‘어른 멜로’는 어떤가?

시켜만 준다면 정말 잘 할 자신있다. 드라마마다 이뤄지지 않은 사랑을 주로 해와서 제대로 된 멜로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가슴 아프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도 하고 싶다.

-김희애와의 호흡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장에서 어떤 선배였나?

현장에서 선배님은 김희애가 아닌 지선우로 계셨다. 배우에겐 상대배우가 본연의 캐릭터 그대로 앞에 있어주는게 큰 힘이 된다. 말 저게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도 팬이었는데 더욱 팬이 됐다. 이젠 여한이 없다.

-김희애를 구하는 바닷가 신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반응이 많았다.

제게도 특별한 장면이이었다. 감정도 감정이지만 몸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신이었다. 지선우를 찾아야 한다는 그 육체적인 반응에 더 집중했던 거 같다. 이후에 지선우가 깨어나서 현실을 자각하고 울컥했을 때 ‘울어요, 울어. 마음껏 울어요’라고 말하는 윤기의 대사가 참 와닿았다.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질책하기 보다는 울분이 다 씻겨 내려가도록 마음껏 울도록 지선우를 배려하는 김윤기의 캐릭터가 제일 잘 표현된 대사인 거 같다.

-한 아내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이무생에게 ‘부부의 세계’는 어떤 의미를 남겼나?

‘부부의 세계’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만든 드라마라 생각한다. 결말에서 내포한 것처럼,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다. 인간이라면 실수를 할수도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걸 보여준 드라마다. 저 역시도 더욱더 가정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이태오가 그러지 못해서 벌어진 일들이고, 자기 욕심만 부리다 보리고 선을 넘어 생겨난 것들이지 않나. 제 부부의 세계는 선을 넘지 않는다.(웃음)

[포토] 배우 이무생,
배우 이무생이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2020.05.1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최근 SNS도 개설했던데, 대중들 반응도 챙겨보는 편인가?

인스타그램이란 걸 알게 됐다. 아직은 서툴지만 열심히 사진을 찍고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댓글도 원래 찾아보는 편이 아닌데, 계정이 생기고 나서 많이 보게 된다. 큰 힘을 얻고 있다. 제 자양강장제다.

-마지막으로 올해 잊고 싶지 않은 다짐이 있다면.

지금은 감정이 흥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나. 제가 항상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은 인간 이무생이 됐으면 좋겠다. 일이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거지만, 그 안에서 저만의 평온을 찾는건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늘 겸손한 배우가 되겠다.

정하은기자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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