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FC서울과 성남FC의 경기가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성남 김남일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상암=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기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FC서울 원정에서 웃은 김남일 성남FC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 감독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서울 원정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진 크로아티아 공격수 토미의 선제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성남은 2승2무(승점 8)를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동료를 지냈고 중국 장쑤 쑤닝에서도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최용수 서울 감독과 프로 사령탑 첫 대결이어서 관심이 컸다. 김 감독은 이날 베테랑 공격수 양동현을 교체 명단에 두고 2001년생 신예 홍시후와 최병찬을 투톱으로 두고 초반 기동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서울 공세에 여의치 않자 전반 33분 이르게 양동현을 투입했고 후반 0의 균형이 이어지는 사이에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으로 맞섰다. 결국 후반 37분 수비수 최오백 대신 투입한 토미가 7분 뒤 오른발 결승포로 화답했다.

예상한대로 어려운 경기였다. 전반에 상대 강한 압박에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서울전을 대비하면서 준비한 옵션이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전반에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다행히 후반에 들어간 토미가 해결해줘서 기분 좋은 승리를 했다. 늘 토미의 슈팅 능력 등을 믿었는데 보여줬다.

사실 최 감독과 중국에서 6개월간 생활하면서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도) 어떻게 나오겠다는 예상을 했다. 아직도 가슴이 벅찬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도발이라기보다 기싸움에서 지기 싫었다. 자꾸 자극을 시켜달라고 하는데 어떤 자극을 원하는지 궁금하다. (마지막에 끝나고 악수했는데) 역시 최 감독답게 축하해주더라. 감사하다.

서울 스리백 빌드업 약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초반부터 압박하려고 했다. 그런 데 잘 안됐다. 병찬이나 시후 모두 상대 페이스에 끌려가서 수비부터 안 됐던 것 같다.

(김)영광이 등 여러 선수 영입하면서 지난해보다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 (수비에서) 연제운이나 이창용이가 잘 버텨준다. (미드필더진에서는) 순형이가 리딩 잘 해준다. (전방에서도) 동현이가 앞에서 볼 소유를 잘 해주니까 안정적인 면이 있다.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고 개인 취향도 아니다. 예의상 1라운드엔 양복 입으력 한다.

사실 우리 여건이 좋지 않다.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지묵이나 시후가 기대 이상 해주고 있다. 다른 선수도 충분히 능력이 있기에 본인이 지닌 능력치를 보여줄 수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내가 고마움을 느끼는 게 선수들도 열심히 해주는 것도 있지만 코치진 분위기가 좋다. 그런 것도 신경쓰고 있고 분업화도 확실하게 한다. 그런 게 힘이 돼서 경기하는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