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IA 문경찬, KT전 1이닝 무실점 시즌 4세이브
KIA 문경찬. 2020. 6. 9.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IA 뒷문을 단단하게 잠그고 있는 클로저 문경찬(28)의 초구 스트라이크 적중률은 매우 높다. 투수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넣으면 타자와의 승부에서 기선을 잡고 들어갈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타자의 경우, 문경찬의 초구 스트라이크에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설 수 있다. 초구 스트라이크라는 카드를 공개한 채 투구하는 투수는 불리하다. 특히 문경찬처럼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투수라면 더 그렇다.

문경찬은 올해 13경기에 출전해 패없이 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38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올시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67.9%다. 지난해엔 54경기에서 24세이브(1승2패)에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했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71%였다.

그런데 문경찬과 같은 유형의 투수를 상대하는 타자라면, 당연히 초구 스트라이크를 염두에 두고 타석에 선다. 그러나 문경찬은 개의치 않는 반응이다. 오히려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타자가 초구를 노린다고 다 치는게 아니다. 투수 입장에선 승부해야 한다”며 “어차피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타자는 노려 치기 마련이다”라고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그가 보여주는 자신감의 배경은 빠른 공에 대한 확신이다. 서재응 투수코치의 조언이 길을 열어주었다. 문경찬은 “2018년에 추격조에 있었는데 그때 서재응 코치님이 나의 장점은 속구라고 많이 강조했다. 그걸 믿었고 지금처럼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언급했다.

[포토]시즌 5세이브 수확한 KIA 문경찬
KIA 문경찬이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2020 KBO리그 SK와 KIA의 경기 9회말 등판해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한승택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문경찬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5세이브를 기록했다. 2020. 6. 12.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경찬이 자신이 가진 강속구에 대한 확신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한·미·일 마운드를 섭렵한 오승환(삼성)이 국내 리그에 복귀했고, 지난해 세이브 타이틀을 획득한 하재훈(SK), 그리고 파이어볼러 조상우(키움) 등 각 구단마다 명성 높은 클로저가 있다.

문경찬은 그들과의 비교를 멀리하며 “이전에는 잘 던지는 투수가 있으면 뭐가 있는지 배우려 했다. 그러나 해 보니 나의 스타일을 찾는게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내 공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이어 “끝나고 보면 실수도 보이는데, 마운드에 서 있을 때 만큼은 망설임 없이 자신감을 가지고 던진다. 망설일 때와 자신감을 가질 때의 결과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클로저의 제1덕목은 자신감이고, 그 자신감이 구위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투수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투수라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투수가 문경찬처럼 배짱투를 보여주진 못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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