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현역 시절 수원 유니폼을 입었던 김남일 성남 감독. 강영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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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K리그를 수 놓았던 성남과 수원의 마계대전이 ‘김남일 더비’가 돼 돌아온다.

성남과 수원은 16일 오후 7시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김남일 성남 감독은 선수 시절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빅버드를 누빈 적이 있다. 2000년 전남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네덜란드 엑셀시오르 임대 생활(2003년) 등을 거쳐 2005년 수원에 입단한 뒤 2007년까지 ‘차범근호’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당시 성남과 수원은 K리그 최정상을 두고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늘 사투를 벌였다. 김 감독은 수원 시절 6차례 성남과 격돌했는데 3승3패를 기록했다. 2006년 리그 4경기(2승2패), 2007년 컵대회 1경기(승), 리그 1경기(패)를 각각 뛰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나 어느덧 성남에서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그는 처음으로 수원을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양 팀은 과거 마계대전으로 불렸다가 성남이 2013년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엔 성남의 마스코트인 까치 ‘작(鵲)’과 마계대전에 인용됐던 수원의 닭 ‘계(鷄)’를 조합해 ‘계작살’ 콘셉트로 맞붙기도 했다. 2020년대엔 ‘김남일 더비’로 펼쳐지게 됐다. 또 올 시즌 수원 코치진에 합류한 김두현 코치도 적이 돼 탄천종합운동장에 돌아온다. 그는 지난 2005년 수원에서 성남으로 적을 옮겨 이듬해 K리그 우승에 이바지한 적이 있다. 2009년 다시 수원으로 돌아갔지만 2015년 시민구단 체제 성남으로 복귀해 2017년까지 몸담는 등 오랜 인연을 품었다. 김 감독과 김 코치는 2006~2007년 각각 수원, 성남 소속으로 뛰며 맞대결을 펼쳤는데, 이번엔 소속팀을 바꿔 벤치에서 겨루게 됐다.

프로축구 2006 삼성하우젠 K리그 챔피언결정전 성남일화-수원삼성
지난 2006년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성남 소속 김두현(현 수원 코치)과 수원 소속 김남일(현 성남 감독)이 볼 다툼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이처럼 성남과 수원이 2000년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데엔 우승 경쟁 뿐 아니라 양 팀을 모두 겪은 선수의 존재가 컸다. 김 감독과 김 코치 뿐 아니라 김대의, 남궁웅, 정성룡, 조병국, 조동건, 홍철 등이 성남과 수원 유니폼을 모두 입으며 발자취를 남겼다. 국내 선수 뿐 아니라 데니스, 샤샤, 라돈치치, 이따마르 등 외인도 양 팀을 모두 거치며 K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가지 흥미로운 건 시대별 양 팀 상대 전적이다. 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서 수원이 창단했던 1990년대(1996~1999)엔 양 팀이 17차례 맞붙었는데 12승4무1패로 수원이 크게 압도했다. 그러나 2000년대(2000~2009)엔 36차례 격돌해 17승8무11패로 성남이 웃었다. 이후 2010년대(2010~2019)엔 76차례 만나 수원이 29승22무25패로 근소하게 앞서는 등 호각지세였다.

2020년대 첫 맞대결에서 어느 팀이 기선을 제압할지 관심사다. 양 팀 모두 승점3이 절실하다. 초반 4경기 무패 가도를 달린 성남은 최근 2연패에 빠지면서 2승2무2패(승점 8) 7위로 밀려났다. 수원은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 부진에 시달리며 1승2무3패(승점 5) 10위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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