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동원, 9회 적시타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박동원이 9회초 2사1,2루 1타점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박동원(키움)은 진화하고 있다.

박동원은 16일 기준 규정 타석을 충족한 키움 타자들 중 이정후(0.362)에 이어 타율 2위(0.336)에 랭크돼 있다. 김하성, 박병호 등 주포들을 제치고 중심 타자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내는 중이다. 특히 체력 소모가 극심한 포수 포지션 특성상 공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데 박동원은 연일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가며 공수 만능형 타자로 발돋움했다. 박동원은 10개 구단 포수 중에서도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 타격 3관왕을 차지한 양의지(NC·0.296)보다 3푼이상 높다. 홈런도 양의지(6개)보다 2개 많은 8개를 때리고 있다.

물론 팀 내 이지영이라는 걸출한 포수와 마스크를 번갈아 끼면서 적절한 체력안배를 취하는 것도 박동원이 꾸준한 타격 페이스를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그것만으로 박동원의 진화를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박동원은 무엇이 변한 것일까.

박동원이 첫 번째로 꼽은 건 선구안이다. 예전엔 떨어지는 낮은 공에 배트가 잘 나왔지만 올해는 낮게 떨어지는 공을 골라내는 법을 터득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박동원은 “낮은 공에 스윙이 나올 땐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선구안이 개선되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시작할 때가 많아지면서 더 자신있는 스윙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포토]적시타 키움 박동원, 추격 시작!
키움 박동원이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과 SK의 경기 4회말 무사 1루 SK 문승원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낮은 공에 스윙이 안나가는 이유를 묻자 “그동안 경험도 쌓였지만 강병식 타격코치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코치님이 배트가 나가지 않도록 공략 코스를 말씀해주신다. 공략할 코스에만 집중하다보니 엉뚱한 데 나가는 스윙 횟수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답했다. 예전엔 없던 자신만의 공략 지점이 생기면서 그 외 구간에 들어오는 공을 골라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타율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장타율도 대폭 증가했다. 박동원의 장타율은 0.619에 이른다. 팀내 1위다. 박동원은 “예전부터 장타를 많이 치고 싶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효과가 좋지 않았다. 대만을 다녀와서 타격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타격폼을 수정했다. 예전엔 스윙을 할 때 오른쪽 팔꿈치를 가슴에 붙이고 돌렸는데 지금은 띄워서 치고 있다. 팔꿈치의 위치가 배트가 나가는 데 힘의 차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타격폼 수정이 장타율이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익숙해진 타격폼을 단기간에 바꿔 성과를 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박동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 개막이 연기된 게 전화위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 좋았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데 개막이 늦어지다보니 준비 시간도 길어졌다. 만약 정상적으로 시즌에 들어갔으면 지금같은 성적이 안나왔을 것이다. 늘어난 시간 속에서 준비 잘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키움이 포스트시즌까지 올라가 선전할 수 있던데엔 박동원과 이지영의 존재가 컸다. 올해 역시 두 포수는 선의의 경쟁 속 동반자 관계를 이어가며 팀에 도움이 되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 키움이 수년 째 이어져온 KBO리그 포수 기근 현상에서 자유로운 것도 든든한 안방마님이 둘이나 있기 때문이다. 경쟁 관계에서 한 사람의 진화는 다른 이의 발전을 유도한다. 박동원의 진화가 다른 포수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 키움이 바라는 시나리오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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