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LG정우영,유강남의리드대로...
LG 트윈스 정우영이 24일 잠실 kt전에서 4-5로 뒤진 7회 1사 1,3루 위기를 맞아 등판해 포수 사인을 살피고있다. 2020.05.2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극과 극이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너무 자주, 너무 긴 이닝을 소화해서 문제였다. 이제는 반대로 등판할 여건조차 만들어지지 않는다. LG 불펜진의 핵심 정우영(21)이 일주일짜리 개점휴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지난 4일 잠실 삼성전부터 18일 대전 한화전까지 정우영은 총 13경기 중 9경기를 소화했다. 등판한 9경기 중 4경기에서 1.1이닝 이상을 기록했다. 임시 마무리투수를 맡았던 이상규가 흔들리면서 정우영을 향한 의존도가 한층 높아진 결과였다. 점수차·이닝과 관계없이 리드 상황에서 정우영 등판은 누구나 예상하는 공식이 됐다. 경기 후반 2아웃에서 흔들리는 투수를 구원하는 것, 승리를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 모두 정우영의 임무다.

그런데 이후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조차 보기 힘들어졌다.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부터 23일 잠실 키움전까지 4경기 동안 정우영은 더그아웃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 그만큼 상대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타자들은 잔루만 쌓았고 불펜진은 경기 중후반 승기를 내주는 점수를 허용했다. 아무리 지고 있어도 경기 후반 한 두 점 차이면 정우영을 올려 마지막 역전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LG는 최근 4연패 과정에서 경기 초반부터 리드를 허용했고 5회 이후 상대에게 되돌릴 수 없는 일격을 당했다. 선발투수 혹은 불펜 추격조 투수가 추가실점해 정우영이 등판할 상황을 차단했다. 일주일 전까지 뜨겁게 타올랐던 타선도 부상 이탈이 반복되며 차갑게 식었다.

정우영 실종사건은 일주일째 이어질 수 있다. 24일부터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휘감았다. 24일과 25일 잠실 키움전 모두 우천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장마전선이 물러나는 오는 26일 문학 SK전에 등판할 경우 8일 만에 공을 던지는 정우영이다.

팀 전체로 봐서는 비소식이 나쁘지 않다. 부상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한 경기라도 덜 치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80이닝 페이스였던 정우영에게도 휴식은 플러스 요인이 될만 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불펜진 뎁스부터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김대현과 이우찬처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투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는 늘 불펜으로 인해 결정됐다. 확실하게 9회를 책임지는 마무리투수와 마무리투수 앞에서 홀드를 올리는 투수 3, 4명이 있을 때 가을야구 문이 열렸다. 재활 중인 고우석이 7월 중순 복귀를 바라보지만 고우석 외에 더 많은 지원군이 필요하다. 새 얼굴 없이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릴 수 없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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