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악 리뷰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한 여름 무더위도 날릴 명품 추격액션물이 탄생했다.

오는 8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창 감독)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 분)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다.

황정민과 이정재가 영화 ‘신세계’ 이후 7년만에 다시 만났고, 충무로가 사랑하는 배우 박정민이 합세해 막강 라인업을 탄생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등 해외가 주 배경이 돼 보는 재미도 더한다. 지난 28일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서로 어울릴 수 있을까 싶었던 처절한 부성애와 화려한 액션신을 동시에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황정민의 액션으로 시작된다. 시마다(박명훈)의 부탁을 받아들인 인남은 이번을 끝으로 떠나려 하지만, 몇년만에 다시 자신의 삶에 등장한 영주(최희서)와 딸 유민의 존재는 그의 결정마저 바꾸게 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인남이지만 유민은 진한 부성애를 부여, 마지막까지 인남이 유민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또 다른 사건으로 인남을 쫓는 또 다른 남자 레이와 쫓고 쫓기는 액션신도 일품이다.

사라진 누군가, 그를 찾으려는 황정민과 또 다른 이유로 황정민을 쫓는 이정재. 그리고 황정민의 조력자 박정민. 줄거리만 보면 기존의 영화에서도 이미 숱하게 봐왔던 익숙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평범함을 세배우가 탈바꿈 시켰다. 뻔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탈피했다. 직접 리얼액션을 선보인 황정민과 이정재는 이미 데뷔 25년도 훌쩍 넘은 베테랑 배우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20대 후배들에게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는 액션 시퀀스는 물론 농익은 연륜까지 묻어난다. 실제 두 아이의 아버지기도 한 황정민은 애절한 부성애를 자연스레 녹여냈고 청부살인자에 대한 뻔한 고정관념도 바꿔놨다. 또 마치 ‘절대악’을 연상시키는 이정재는 의상이나 스타일링까지 변화를 줬다. 무서울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이정재의 폭주는 오히려 영화 속 인물들과 비교하며 입체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 스스로도 가장 힘든 캐릭터 중 하나로 꼽을만큼 두 베테랑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끝없이 펼쳐지는 액션만으로도 보는 이유가 충분해 보일 정도로 속이 꽉 찼다. 황정민과 이정재가 완성시킨 맨몸액션, 차액션, 총, 칼 액션 등은 108분의 상영시간중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지만 매 장면 다른 액션을 선보이며 시간을 순삭시킨다. 여기에 영화 시작 후 한시간여가 되어서야 등장하는 유이 역의 박정민도 빼 놓을 수 없다. 이정재가 히든카드로 꼽았던 박정민은 데뷔 후 가장 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일 수밖에 없는 강렬한 캐릭터다. 캐릭터 자체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주는 신뢰감으로 설득력을 부여했다. 완벽하게 본인의 캐릭터에 녹아든 박정민의 도전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쫓고 쫓김의 반복이지만 해외 로케이션이 주는 낯설면서도 신선한 배경과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두 사람의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딸 때문에 움직이는 황정민과 달리 “내게 이유는 중요치 않다”는 잃을게 없어 두려울게 없는 이정재의 대비되는 모습도 서로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홍원창 감독은 장소가 주는 분위기를 십분 활용했고, 액션신에서도 적절한 슬로우와 박자 조절을 통해 긴박감을 만들어냈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장면을 완성한 홍경표 촬영감독의 ‘열일’도 반갑다. 적재적소에 버무려진 모그 감독의 음악도 감정을 휘몰아친다.

주연진 뿐 아니라 ‘기생충’ 박명훈, ‘박열’ 최희서 등 전작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였던 이들의 열연도 영화의 포문을 제대로 연다. 태국 현지 배우들의 열연도 리얼함을 살린다. 108분이 지루할 틈 없이 옹골차게 구성돼있다. 오랜만에 신선한 추격액션물이 탄생했다. ‘반도’, ‘강철비2’와 맞붙게 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쫓고 쫓기는 여름 극장 대전에 기대감이 쏠린다. 8월 5일 개봉.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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