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SK 박경완 대행, 뒤집어야 하는데...
SK 와이번스 박경완 감독 대행.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말처럼 쉽지 않네요.”

SK는 올시즌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강팀의 면모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11일까지 79경기를 치렀는데 25승1무53패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쓰러진 뒤 박경완 감독 대행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극적인 반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승은 커녕 1승하기도 버거운 게 작금의 현실이다.

선수단에 동기부여가 떨어진 게 크다. 지금까지 보여진 SK의 경기력을 봤을 때 사실상 올시즌 가을 야구 진출은 물 건너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즌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동력을 잃다보니 선수단의 사기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타팀들의 동네 북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그래도 박 대행 입장에선 마냥 포기하고 있을 순 없다. 올해만 야구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고난 속에서도 희망 요소를 찾아야 내년 시즌 반등을 이뤄낼 수 있다. 박 대행이 수 차례 “분위기 반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이미 패배 의식에 젖어버린 선수단을 한 순간에 바꾸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박 대행은 “말로는 분위기를 바꾸야 한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흘러가면 안 된다. 올해는 성적이 좋지 않지만 내년 시즌을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행은 자신부터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가 현역으로 뛸 땐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감독님과 코치님이 선수들을 윽박지르면서 팀을 끌고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면 안 된다. 못한다고 지적하면 오히려 선수들이 더 움츠러 들 수 있다”면서 “시대가 바뀌었으니 나도 바뀌어야 한다. 내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선수들의 집중력도 올라가고 더 편안하게 경기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가하는 충격요법보다 스스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 선수들이 알아서 깨닫길 바라는 게 박 대행의 마음이다.

박 대행은 “나부터 변화를 이뤄야 한다. 나의 변화가 선수들의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선수들을 윽박질러봐야 역효과만 난다는 걸 현역 시절 경험을 통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박 대행이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면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게 박 대행이 말한 변화의 의미다. 자기반성과 변화 의지를 표명한 박 대행의 진심이 선수단에 전파돼 반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직 SK엔 60경기 이상이 남았다. 반전을 이뤄낼 시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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