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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 도영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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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연 동국대 감독(가운데)이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 트로피를 힘껏 들어올리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태백=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안효연(42) 동국대 감독이 모교 지휘봉을 잡은지 4년만에 전국대회 첫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동국대는 지난 28일 강원도 태백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제5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 결승전에서 숭실대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0~2011년 대회 2연패를 달성했던 동국대는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 날 경기는 전반 숭실대가 선제골을 뽑아낸 뒤 거세게 동국대를 몰아부치면서 승부가 쉽게 기우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 중반부터 동국대가 반격을 시도하면서 경기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결국 후반 18분 황명현의 동점골에 이어 30분 이규빈의 역전 결승골이 나오면서 동국대가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10월부터 동국대 사령탑을 맡은 안 감독에게는 이번 우승의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감독 4년차만에 찾아온 첫 결승 무대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안 감독은 경기 직후 “대학 4학년에 선수로 우승하고, 감독 맡고 4년차만에 우승을 했다. 우리 학교가 9년만에 전국대회 결승에 올랐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서 기쁘다. 전국에서 우리 학교 선수단이 가장 작을 것이다. 힘든 상황을 딛고 이겨내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소감을 전한 뒤 “(선수때와는) 천지 차이다. 선수 때 MVP도 받고 우승도 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말도 못하게 다르다. 지도자로서 우승의 느낌이 다르다”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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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연 동국대 감독이 추계대학연맹전 우승 후 헹가래를 받고 있다. 태백 | 도영인기자

동국대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인제대를 8-1로 대파하면서 이번 대회 힘찬 출발을 알렸다. 8강까지는 무난한 흐름을 보였지만 준결승전에서 사이버외대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결승전에서도 상대에게 리드를 내준 뒤 경기 주도권을 한동안 가져오지 못했지만 결국 강력한 뒷심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안 감독은 “4강 연장전에서 1-2로 끌려갔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 넣고 승부차기로 이긴 경기가 최고 고비였다”고 기억을 떠올리면서 “내 축구 철학은 우리 선수를 믿지 않으면 지도자를 하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이다. 한 골을 먹든 두 골을 먹든 포기하지 않아야한다. 결승전 하프타임에 그런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전한 것이 역전의 힘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 감독은 이 날 경고 누적으로 인해 벤치에 앉지 못한 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전자기기를 활용해 코치와 소통하면서 경기 상황에 맞춰 작전 지시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내가 없어도 코치진이 유능해서 알아서 잘했다. 적재적소에 전술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갖춰서 믿고 맡겼다. 내가 벤치에 없어서 그런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더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 취임 이후 첫 정상에 오른 안 감독은 앞으로도 동국대만의 ‘공격 축구’를 꾸준하게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항상 선수들에게 즐겁고 기술적인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선수들에게 일대일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나가라고 주입을 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팀이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줄 수 있게끔 계속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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