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바르사 첫 훈련
FC바르셀로나 프리시즌 훈련에 참여한 리오넬 메시. 캡처 FC바르셀로나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파란색 자가용를 몰고 훈련장에 도착한 리오넬 메시(33). 그의 표정은 담담해보였다. 지난 8월25일(현지시간) 달랑 팩스 하나로 자신이 20년 동안 몸담아왔던 FC바르셀로나(바르사) 구단 측에 이적 의사를 전달한 뒤, 우여곡절 끝에 잔류를 선언할 수 밖에 없던 그였기에 팬들이나 언론 앞에서 밝은 표정을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네덜란드 출신 로날드 쿠만(57) 감독 체제 아래서 처음 참가하는 훈련. 그는 바르사 축구의 상징인 10번을 유니폼 등에 단 자신의 모습이 담긴 큰 사진을 내민 아이와 또다른 아이에게 기꺼이 사진을 해준 뒤 훈련장으로 향했다.(이상은 SNS를 통해 포착한 바르사 훈련에 처음 참가하는 메시 모습이다.)

메시는 잔류를 선언할 때 ‘사랑하는’ 바르사 구단과 법정 투쟁까지는 벌이지 않겠다고 아름다운 양보를 선택했다. 바르사의 ‘원팀맨’으로 그의 축구인생을 바치며 자신의 축구 전성기를 활짝 열어준 클럽이기 때문이었다. 바르사 유니폼을 입고 우승트로피를 34개나 들어올렸다. 지난 2007년엔 앙숙인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호나우지뉴, 사무엘 에투와 환상의 삼각편대를 이루며 홀로 4골을 폭발시키며 바르사의 11-0 대승을 견인한 그가 아니었던가?

이적을 둘러싼 구단과의 갈등이 메시의 한발 물러섬으로 봉합됐지만, 그로 인한 앙금과 상처는 분명 메시의 마음에 오롯이 남아 있을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언제든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고 약속해놓고, 6월10일이 지났기 때문에 안된다고 다른 소리를 한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57) 회장 체제의 바르사. 바이아웃 조항에 따라 1조원에 육박하는 7억유로(9860억원)의 이적료를 지급하는 구단이 있었으면 메시의 소원대로 이적도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메시는 당초 계약기간인 2021년 6월30일까지 최소한 바르사를 위해 뛰어야 한다.

쿠티뉴 훈련
돌아온 삼바스타 필레페 쿠티뉴. 캡처 FC바르셀로나 홈페이지

지난달 31일 시작된 바르사의 프리시즌 훈련에 합류하지 못한 메시는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임대됐다 돌아온 삼바스타 필리페 쿠티뉴(28·브라질)처럼 ‘나홀로 훈련’에 돌입했다. 쿠티뉴가 돌아왔지만 오랜 동안 최전방 공격에서 호흡을 맞추며 숱한 골을 합작해냈던 ‘터프가이’ 루이스 수아레스(33·우루과이)는 이탈리아 세리에A(유벤투스)로 이적하는 바람에 더는 같이 뛸 수 없게 됐다. 중원에서 투쟁적 플레이를 펼치던 아르투로 비달(33·칠레)도 바르사를 떠나게 됐다. 누가 이들의 공백을 메워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30대 중반의 나이인 메시는 2020~2021 시즌에도 독야청청 변함없는 기량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새 시즌 뒤 있을 가능성이 높은 바르사와의 결별도 아름다울 것이기 때문이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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