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격 공무원 아들 자필 편지 공개.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 씨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B군은 5일 공개된 자필 편지에서 ‘월북’이라는 정부 발표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부친의 명예 회복을 요청했다. B 군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B군은 “(아빠는) 제가 다니는 학교에 와서 직업 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다”며 A 씨의 성실성을 강조했다. 또 B군은 “출동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집에는 한 달에 두 번밖에 못 오셨지만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나 예뻐하셨고 저희에게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아빠였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월북’ 거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정부는 A 씨의 월북 판단의 증거로 북한이 A 씨의 신상정보를 파악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B군은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라에서 하는 말일 뿐 저희 가족들은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며 “저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사람이 저의 아빠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는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B군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그는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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