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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100년 후 동물의 진화 모습이 현재 환경에 경고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출연 중인 방송인이자 야생 동물전문가인 스티브 백쉘은 100년 후 야생 동물의 모습을 예측했다. 현재 늘어나는 공해와 탄소가 유지될 경우를 계산해 가상으로 야생 동물의 진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백쉘이 예측한 100년 뒤 미래 환경에는 야생 동식물이 많지 않다. 그는 현존하는 동식물이 미래에 절반 가량 멸종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쉘은 100년 후 달라진 기후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한 야생 동물을 예측했다.

북극곰은 100년 뒤 멸종되지 않지만 지금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다. 백쉘은 흰 눈 위의 북극곰이 익숙한 모습 아닌 회색곰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강하고 장엄한 짐승이 아닌 쓰레기를 뒤지는 청소부 곰을 그린 것이다. 백쉘은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림에 따라 육지에서 생존해야 하는 북극곰이 환경에 맞게 지저분한 회색으로 진화한다고 예측했다. 또 쓰레기와 고래 사체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큰 코도 지니게 될 것도 예상했다.

백쉘에 따르면 현재 공해 심한 환경이 유지되면 2040년에는 대부분의 북극곰이 사냥할 얼음 덩어리가 없어지고 결국 굶어 죽거나 며칠 간 계속 수영하다가 익사하는 북극곰이 생길 것이다. 결국 북극곰은 생존을 위해 육지의 곰과 교배해 생존할 것이라는 게 백쉘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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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인 바다오리 퍼핀 또한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선명한 색을 자랑하는 퍼핀은 따뜻해지는 영국 해역을 피해 북으로 올라가는 먹잇감을 따라 땅 위에 둥지를 틀 것이다. 또 밝은 부리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포식자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어두운 부리와 얼룰덜룩한 깃털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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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코끼리의 모습 역시 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녹아내린 빙하에 따라 더는 북쪽으로 이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바다코끼리의 두꺼운 표피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얇아지고 혈관 또한 표피 가까이 붙어 표피가 분홍색으로 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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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귀여우는 초원 서식지가 사막으로 변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박쥐귀여우는 바뀐 서식지에 적응하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 위해 발과 귀가 커지고 코도 길어질 것이라는 게 백쉘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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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로 해양온난화에 따라 더 좋아진 환경에서 생존하는 종도 있다. 자이언트 해파리가 더 큰 크기로 진화하면서 먹이사슬도 뒤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몸집이 커지고 독을 강화한 자이언트 해파리는 큰돌고래 같은 먹이를 먹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쉘은 “이 그림들이 앞으로 100년 간 동물들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흥미롭게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생물들이 지구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진화와 적을을 해야 할지 궁금하다”며 “우리가 야생동물을 보존하고 싶다면 기후 변화 문제를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극곰 없는 세상, 혹은 독특한 색을 잃어버린 새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봐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라고 경고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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