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강률
원주 DB 배강률. 제공 | KBL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정규 리그 개막 후 파죽의 3연승을 달린 원주 DB. 하지만 주전 센터 김종규의 부상으로 마냥 웃을 순 없었다. 하지만 DB엔 든든한 백업 배강률이 있었다. 자칫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빛을 발한 배강률의 활약이 이상범 감독의 근심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 시즌 서울 SK와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이번 시즌 DB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지 못했다. 비시즌 연습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부상을 당한 김현호가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고, 김태술과 김훈, 정준원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졌는데, 지난해 함께 뛰었던 치나누 오누아쿠가 재계약 후 팀에 합류하지 않아 급하게 타이릭 존스를 대체 선수로 데려오는 악재도 터졌다. 한국 입국 후 자가격리를 거치느라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고, 정규 시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지만 아직까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는게 이 감독의 평가다. 이렇듯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DB는 부상 선수 복귀와 외국인 선수의 적응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게 당면과제가 됐다.

그럼에도 DB는 개막 후 3연승을 질주하는 저력을 보였다. DB 상승세의 중심엔 두경민과 허웅이 있었다. 홈에서 서울 삼성과 경기를 치른 후 울산, 그리고 부산으로 이동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두경민 허웅 콤비는 제 몫을 충분히 하면서 연승 행진을 견인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남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값진 승리를 거둔 DB의 상승세는 하늘을 찔렀다.

다만 김종규가 부상으로 빠진 건 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족저근막염을 안고 뛰던 김종규는 지난 부산 KT전에서 착지 후 발 뒤꿈치에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주말 열리는 안양 KGC인삼공사전과 서울 SK전 출전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배강률
원주 DB 배강률(왼쪽)이 부산 KT전에서 리바운드 경합을 하고 있다. 제공 | KBL

자연스럽게 백업 멤버인 배강률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데 현재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김종규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KT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김종규 대신 들어와 22분 52초를 소화하며 8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분 이상 코트를 뛰면서 연승행진에 힘을 보탰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다. 지난 5월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어 DB로 이적한 배강률은 개막전부터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감독에게 존재감을 과시했다. 선수에게 끝까지 믿음을 주는 이 감독 특성상 배강률의 출전 시간은 당분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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