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골 주니오 \'내가 해결사\'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울산 주니오가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준우승 시상대로 터벅터벅 향한 주니오(34·울산 현대)는 끝내 고개를 떨어뜨렸다. ‘골무원’ 수식어가 따르며 프로 커리어 전성기를 보낸 올 시즌 그는 내심 우승트로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니오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 원정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활약했지만 팀의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K리그1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대회도 준우승에 머무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올해 프로축구는 ‘주니오 쇼타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K리그 개막이 미뤄지고 무관중 경기가 한동안 지속했지만, 주니오의 맹렬한 득점 기세는 리그 분위기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K리그1이 개막한 지난 5월 5골을 넣은 주니오는 6월 4골에 이어 7월 8골로 절정의 화력을 뽐냈다. 그리고 8월과 9월에도 모두 4골씩 집어넣는 등 개막 이후 22경기에서 무려 24골, 경기당 1.09골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리그 득점왕을 ‘찜’했다. 다만 승부처인 파이널라운드가 진행한 10월 무득점으로 주춤했다. 이를 두고 1986년생 노장인 그가 시즌 막바지 체력 한계에 몰렸다는 지적과 더불어 상대 수비진 집중 견제에 고전한다는 전문가 견해가 많았다. 결국 울산은 주니오가 침묵한 10월에만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 등 라이벌 팀에 모두 패하며 K리그1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하지만 주니오의 부진은 체력 문제가 아니었다. 10월 들어 그는 복근 염증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울산 관계자는 “복근 염증으로 주니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염증이 지속해서 가라앉다가도 커지면서 통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김도훈 감독이 주니오를 주요 경기 선발에서 제외하면서 물음표를 남겼는데 실질적인 이유는 복근 염증이었다. 다만 워낙 중대한 승부처였고 상대도 주니오를 크게 의식하고 있는 터라 외부에 이를 알릴 수 없었다. 결국 주니오는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면서 시즌 막판 투혼을 발휘했다. 그 결과 지난 1일 광주FC와 K리그1 최종전에서 리그 26번째 골을 완성했다. 그리고 4일 전북과 FA컵 결승 1차전에 이어 이날 2차전까지 공식전 3경기 연속골로 제 가치를 증명했다. 특히 킥오프 3분 만에 프리킥 상황에서 헤딩 슛이 전북 송범근 골키퍼에게 가로막히자 재빠르게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 킬러 본능을 뽐냈다.

그러나 닿을 것 같았던 FA컵 우승 트로피는 닿지 않았다. 올 시즌 2전3기 끝에 K리그1 득점왕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울산과 재계약 협상 중이다. 주니오는 “난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조만간 구단과 좋은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잔류 의지를 밝히면서 우승에 재도전할 뜻을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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