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관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이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10승째를 달성한 유희관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제공=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유희관의 한국시리즈(KS) 직행이 이뤄질 것인가.

승부에 절대는 없다. 그래도 선발투수 매치업과 중간투수들의 최근 컨디션, 야수진 응집력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시리즈 스윕을 노려볼만 하다. 만일 목표를 달성한다면 기분 나쁘지 않은 실종 사건도 성사된다. 6년 연속 KS 진출을 눈앞에 둔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 이어 플레이오프(PO)도 유희관 없이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것을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10일 PO 2차전에서 4-1로 승리한 후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 됐다. 총력전 펼쳐서 3차전에서 끝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리즈 전적 2승 0패로 리드하고 있는 만큼 12일 PO 3차전 승리로 일찌감치 KS행을 확정짓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의 뜻대로 PO 3차전 승리가 이뤄진다면 두산은 오는 17일 KS 1차전까지 4일을 쉴 수 있다. 야수진과 불펜진이 체력을 비축하는 것은 물론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크리스 플렉센도 7일을 쉬고 KS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더불어 유희관의 올해 첫 포스트시즌 등판도 연기된다. 만일 준PO 시리즈가 3차전까지 갔다면 유희관은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올해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런데 준PO는 2차전으로 막을 내렸다. 유희관 선발 등판 또한 PO 4차전으로 연기됐는데 PO가 3차전에서 종료되면 유희관은 3주 가량 개점휴업이다. 유희관의 최근 실전은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이었다. 당시 유희관은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에 성공했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금자탑을 쌓고 가을 야구 무대를 바라봤는데 좀처럼 선발 등판 기회라 오지 않는다. 마치 정규시즌 우승팀 선발투수처럼 PS 첫 등판이 KS가 될 수도 있는 유희관이다.

기록적으로 봐도 두산 입장에서는 유희관이 PO에서 KT와 맞붙기 보다는 KS에서 NC를 상대하는 게 낫다. 유희관은 올해 KT와 마주한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45로 고전했다. 반면 NC와 2경기에서는 1승 0패 평균자책점 2.77로 활약했다. 김태형 감독이 PO 2차전 승리 후 다짐한 ‘총력전’ 세 글자의 무게가 유독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인 두산은 기적의 주인공이 된 적도, 기적의 희생양이 된 적도 있다. 2010년 롯데와 준PO, 2013년 넥센과 준PO에서는 시리즈 전적 0-2로 밀렸다가 내리 3연승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반면 2009년 SK와 PO에서는 먼저 2승을 거뒀다가 3연패로 주저 앉았다.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KT는 물론 두산도 벼랑 끝이라는 마음으로 PO 3차전에 임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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