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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고가 8일 브리더스컵 더트마일에 출전해 경쟁마들을 따돌리며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출처 | 브리더스컵 트위터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코로나 블루로 신음하고 있는 한국 경마에 단비가 내렸다. 한국마사회의 ‘닉스고’(Knicks Go)가 미국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경마장 경주기록까지 갈아치운 압도적인 승리였다.

‘닉스고’는 8일 오전 3시18분(현지 시간 7일 오후 1시18분) 미국 켄터키주 킨랜드경마장에서 열린 ‘브리더스컵 더트마일’(GⅠ, 1600m, 3세 이상, 총상금 100만 달러 한화 기준 11억 2150만원) 경주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주기록은 1분 33초 85로 킨랜드 경마장 1600m 신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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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더스컵 트위터가 닉스고의 우승 소식을 전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띄웠다.  출처 | 브리더스컵 트위터

브리더스컵은 세계 최고의 경마 시행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열리는 경마 올림픽이자 축제로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관중 입장을 통제한 가운데 개최됐다. 현지 경마팬들은 직접 현장을 찾지 못했지만 NBC 스포츠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는 경주를 지켜보고 온라인 베팅을 하며 세계 최고의 경마축제를 즐겼다.

이번 우승으로 닉스고는 2018년 브리더스컵 쥬버나일 경주 준우승에 이어 두 번째 브리더스컵 입상을 ‘브리더스컵 최초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한 국내 대표 경주마인 ‘블루치퍼’가 지난해 같은 경주에서 3위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닉스고가 정상을 밟으며 선진 경마로 도약하고 있는 한국경마의 위상을 톡톡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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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고가 8일 브리더스컵 더트마일에 출전해 경쟁마들을 따돌리며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출처 | 브리더스컵 트위터

국내 유전자 기술을 활용한 ‘케이닉스’(K-Nicks) 사업을 통해 선발된 닉스고는 이번 경주에서 12마리의 말 중 5번 게이트에서 출발해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초반 ‘컴플렉시티’의 매서운 추격을 뿌리치고 줄곧 선두를 유지하던 닉스고는 4코너 부분을 지나면서 더욱 스퍼트를 올려 2, 3위권과 3.5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닉스고는 2월 우승 이후 부상이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10월 얼라우언스(1700m, 더트, 총상금 7만5000달러) 경주에서 우승과 동시에 킨랜드 경마장 1700m 신기록을 수립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브래드 콕스 조교사는 “한 달전 킨랜드에서 달렸을 때도 목표로 생각하지 않았던 성과다. 닉스고가 몸을 만들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잘만 하면 여기서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최 측에서 경주를 허가한 것에 매우 감사했고 그들의 결정은 옳았다. 닉스고는 아주 좋은 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닉스고와 함께 경주에 참가한 로사리오 기수 또한 “닉스고가 얼마나 빨리가고 있는지 몰랐을 정도로 매우 빠른 기록이다. 아주 좋은 경기였다” 우승을 자축했다. 외신들도 닉스고의 우승에 감탄하며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미국 유력 경마지인 ‘블러드호스’(Blood Horse)’는 2년 전 브리더스컵 첫 출전을 언급하며 한국마사회 종마 사업의 우수성과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세계 최대 상금규모로 유명한 사우디컵에서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다음 사우디컵에서 닉스고의 모습을 보고싶다”고 러브콜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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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고가 8일 브리더스컵 더트마일에 출전해 경쟁마들을 따돌리며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출처 | 브리더스컵 트위터

한국마사회는 유전체기반 경주마 선발기술인 케이닉스(K-Nicks)를 활용해 우수한 유전자원을 조기에 발굴하고 이를 씨수말로 육성·활용해 국제 종마시장에 진출할 교두보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닉스고 역시 지난 2017년 케이닉스 기술로 선정돼 8만 7000 달러(약 1억 원)에 구매한 경주마로 지금까지 수득 상금만 134만 달러(약 16억 원)를 기록하며 뛰어난 경주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은 “2018년 현지에서 닉스고의 쾌거를 지켜보며 우리 유전자 기술이 드디어 성장가도에 올라섰다고 생각했는데 2년 만에 이렇게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놀라운 결과다. 씨수말의 가치는 우리나라 말산업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닉스고가 그려갈 미래를 국민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닉스고는 브리더스컵에서의 2018년 준우승과 이번 우승을 계기로 내년 1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리는 페가수스 월드컵 출전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 씨수말로서의 데뷔를 앞두고 종마로서의 가치 또한 수직 상승할 것으로 현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기존 케이닉스 프로그램으로 선발된 ‘미스터크로우’ 역시 올해 장수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국내 씨수마 시장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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