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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남기일(46)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도자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남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대상 시상식 2020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남 감독은 지난해 K리그1 최하위에 머물며 강등된 제주의 2부리그 1년 차 우승을 이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남 감독의 지도 아래 제주는 27경기에서 18승6무3패 승점 6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고, 2021년을 1부리그 무대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남 감독은 지난 2014년 광주FC, 2018년 성남FC에 이어 생애 세 번째 승격을 경험하며 ‘승격 청부사’ 타이틀을 확실하게 다졌다. 광주에서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에 성공했고, 성남에서는 우승팀이었던 아산 무궁화가 1부리그에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 성남이 대신 다이렉트 승격권을 손에 넣었다. 이번에는 제주를 생애 첫 우승까지 경험하며 최다 승격 사령탑 수식어까지 가져갔다.

남 감독에게 의미 있는 성과다. 남 감독이 제주에 부임할 때까지만 해도 그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제주는 없는 살림으로 힘겹게 팀을 꾸려가는 광주, 성남과 달리 SK에너지의 지원을 받는 넉넉한 기업구단이다. 제주는 빠른 승격을 위해 기존 선수들을 대거 잔류시켰고, 영입을 통해 스쿼드도 강화했다. 남 감독은 기업구단은 처음 경험했기 때문에 전에 없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축구계 관계자들의 의견도 있었다. 남 감독 특유의 강인함과 카리스마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다.

기우였다. 남 감독은 사무국과는 적절하게 협의하며 의견을 좁혔고, 기존의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단을 장악했다. 흔히 말하는 ‘머리 큰’ 선수들도 남 감독의 지도 아래 팀으로 뭉쳤다. 이 과정에서 남 감독은 주장 이창민과 소통하며 선수단의 의견을 반영해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팀을 이끌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우승과 승격, 그리고 감독상이다.

이번 수상으로 남 감독은 K리그의 젊은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재 남 감독처럼 자신만의 커리어를 확실하게 꾸려가는 40~50대 지도자는 K리그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 30대에 광주에서 감독대행으로 프로 사령탑 인생을 시작했던 남 감독은 마치 자신에게 주어진 퀘스트를 하나씩 풀어가는 게임의 주인공처럼 한 단계씩 도약하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가 대우 받는 국내 무대에서 오직 실력 하나로만 바닥에서부터 올라가는 중이다. 남 감독은 “우승도 기쁜데 상까지 주셨다.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준 코칭스태프와 대표이사님, 단장님, 직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힘들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좋은 추억을 쌓게 해준 선수들에게 무한하게 감사드린다. K리그의 한 감독으로서 더 노력하고 발전하겠다”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남 감독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우승을 차지한 제주는 베스트11도 독식했다. 골키퍼 오승훈을 비롯해 수비수 안현범, 정우재, 정운, 미드필더 공민현, 김영욱, 이창민 등 7명이 포함됐다. 나머지 자리에는 수비수 조유민(수원FC), 미드필더 백성동(경남FC), 공격수 레안드로(서울 이랜드), 안병준(수원FC) 등이 이름을 올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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