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좌측으로 타구가 나온다.”

KIA 이범호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부진에 빠졌던 나성범(35)이 부활했다. 밀어 친 타구가 나온다는 점이 중요하다. 감이 돌아왔다는 의미다.

나성범은 올시즌 타율 0.260, 9홈런 3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5를 기록 중이다. 나성범답지 않다. 예전과 비교해 기복이 있는 편이다.

최근 완전히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0.458, 2홈런 7타점이다. 주간 OPS가 1.355에 달한다.

최근 5경기 연속 장타 행진도 있다. 23일 한화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류현진을 주저앉게 만드는 3점포를 쏘기도 했다. 그것도 밀어서 넘겼다.

11안타의 방향 분포를 보면, 좌측 6개-가운데 1개-우측 4개다. 밸런스가 좋다. 좌타자인데도 왼쪽으로 향한 타구가 더 많다. 잘 밀어치고 있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스프레이 히터다. 2013시즌 1군 데뷔후 2023년까지 1591안타를 쳤다. 좌측 안타 514개, 가운데 안타 490개, 우측 안타 587개다. 각각 32.3%-30.8%-36.9%다. 1대1대1에 육박한다.

올해도 시즌 전체로 보면 골고루 친다. 그러나 안 좋을 때는 배트를 따라다니기 급급했다. 안 되다 보니 소심해지고, 스윙도 소극적으로 변했다. 시즌 전체 기록이 좋지 않으니 타구 방향이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주는 아니다. 18~20일 LG와 3연전에서 7안타를 쳤는데 왼쪽으로 향한 안타가 4개다. 23일 한화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좌월 홈런과 좌중간 2루타가 나왔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우측 타구 또한 덩달아 나온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나)성범이는 좌측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나와야 한다. 그게 자기 타이밍에 딱 걸리고, 밸런스가 좋다는 의미다. 지금 컨디션이 좋다. 좌우로 좋은 타구가 계속 나온다”고 짚었다.

이어 “안 좋을 때는 부담이 있지 않았나 싶다. 급해지기 마련이다. 요즘은 안타도 나오고, 감이 올라왔다. 자기 스윙이 나온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나성범이 살아나니 KIA 타선도 전체적으로 올라왔다. 박찬호-소크라테스 브리토-김도영-최형우-나성범 순으로 세팅이 끝났다.

‘2번 테스형’이 신의 한 수가 됐다. 뒤에 좋은 타자가 있으니 승부를 피할 수 없다. 김도영은 3번에서 펄펄 난다. 전반기 20-20이라는 대기록도 썼다. 최형우는 말이 필요 없다. 마지막 퍼즐이 나성범이었는데, 마침내 살아났다.

이 감독은 “딱 모아놓으니까 점수를 내야 할 때 낸다.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2~5번에 있다. 상대도 쉽지 않다. 확실히 조금 더 편하게 점수를 내는 것 같다. 안정화된 타순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IA는 2024시즌 정상을 노린다. 나성범의 힘은 필수다. 만만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으나 이제 살아났다. 아직 시즌은 절반 남았다. KIA도 더 강해진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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