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민규 기자] “수비는 워낙 잘하고 무서운 타자니깐 그런 점들을 기대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이 전날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베테랑 내야수 오재일(38)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팀에 왼손 거포가 부족한 만큼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사령탑의 믿음에 오재일은 “KT에 도움이 되겠다”며 다부진 각오로 화답했다.

이 감독은 29일 잠실 두산과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어제도 (오)재일이가 대타로 나와서 홈런을 치더라. 우리도 홈런치는 왼손 타자가 필요했다”며 “재일이가 왼손 거포고 언제든 한 방 칠 수 있는 선수다. 어쨌든 만루에 걸리면 무서운 타자가 아닌가. 수비는 워낙 잘하는 선수고 어려운 타자이니 (문)상철이와 같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재일은 문상철과 함께 KT 1루를 책임진다. 아직 풀타임을 소화해본 적이 없는 문상철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도 KT로선 오재일이 맞춤형 선수다.

이 감독은 “어차피 우리는 현재 (문)상철이가 있다. (오)재일이에게 얘기했고, 상철이를 잘 도와주라고 했다. 상철이가 풀타임을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혼자할 순 없다. 재일이는 우리도 꼭 필요한 선수”라며 “오늘은 어제 늦게 올라와서 피곤한 것도 있어서 대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재일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은 있을까. 이 감독은 “그냥 마음 편하게 하라고 했다. 지금으로선 (문)상철이가 먼저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깐 (오)재일이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잘 기용할 계획”이라며 “우리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 팀은 항상 트레이드를 한 번 하면 그 효과를 보더라.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 감독의 기대감에 오재일은 다부진 각오로 응답했다. 자신은 운이 좋기 때문에 KT에 우승 기운을 불어넣겠다고도 했다.

오재일은 “환경이 바뀌면 좀 더 잘할 수 있는 효과가 나오기도 한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이라며 “주전을 생각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한 타석, 한 타석 나한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경기도 많이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경기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후배들한테 해줄 수 있는 역할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야구를 즐겁고 재밌게 하는 스타일이다. 최근에 야구가 좀 안 돼서 조금 쳐져 있는데 이제 팀도 바뀌었으니까 더 재밌게 하려고 한다”며 “일단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내가 몸 관리 잘해서 준비하면 분명 KT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 KT는 이제 올라갈거다. 이제 우승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끝으로 삼성 팬들을 향한 고마움과 KT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오재일은 “지난 3년 동안 야구장 안팎에서 너무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3년 전 처음 대구에 갔을 때 너무 큰 환영을 해주셔서 내가 떠날 때 아쉬워 하는 팬들도 많더라. 항상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야구하겠다”며 “KT에 새로 합류했는데 KT가 이제 우승하는 데 있어서 제가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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