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올림픽의 기본은 ‘도전 정신’이다. 그래서 매 대회 새로운 종목이 전 세계 스포츠팬에게 선보인다. 2020 도쿄 대회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이 대표적이다.

2024 파리 대회에서는 브레이킹이 정식종목으로 첫선을 보인다. 흔히 ‘비보잉’으로 알려진 브레이킹은 DJ가 즉흥적으로 튼 음악에 맞춰 일대일 배틀 형식으로 자웅을 겨루는 종목이다. 다섯 명의 심판이 주는 점수 합산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상대를 따라하거나 비하하거나 성적·인종차별적 춤사위는 부정행위로 감점 요인이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힙한 댄스로 태동해 전 세계를 휩쓸었다. 1980년대 디스코 열풍이 불 때도 독자적인 영역을 고수했다. 창의적이고 완성도 높은 춤으로만 평가받으므로 ‘젊음의 상징’이자 ‘도전 정신의 결정체’라고 평가된다.

전통의 ‘댄스 배틀’이 올림픽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데, 한국 1세대 비보이로 어느새 불혹을 맞이한 김홍열(40·활동명 홍텐·Hongten)이 태극마크를 달고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 선다. 콩코르드 광장은 고대 이집트 오벨리스크가 세워진, 파리의 상징적인 장소다.

김홍열은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최종예선 1차대회 4위에 오른 뒤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차 예선에서 동메달을 따내 극적으로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스무살가량 차이나는 상대와 ‘배틀’해야 하지만 “한국 브레이킹 대표로 사상 최초의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다. 파리 올림픽은 내게 새로운 도전 무대”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체력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스포츠 선수들의 꿈의 무대에서 드라마틱하게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춤추는 사람들이 불량하게 보이는 선입견을 개선하고 싶어 오히려 더 바르게 생활하려고 노력했다.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계기로 춤추는 사람은 성실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해 ‘1세대 춤꾼’ 다운 책임감도 드러냈다.

2001년부터 세계 무대를 호령한 김홍열은 CJ 후원을 등에 업고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전을 구상하고 있다. 황선우(수영) 안병훈(골프)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발굴해 후원하는 CJ는 “한국 브레이킹 자존심이자 팀 CJ 맏형인 김홍열이 파리에서 메달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든든한 지원사격을 약속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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