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유도 강국’이라 했다. 올림픽부터 아시안게임까지 ‘메달 효자 종목’으로 꼽혔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유도는 금1·은2·동6을 수확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금메달 1개로 면은 세웠다.

다만 올림픽에서는 좀처럼 ‘금빛 메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12 런던 대회서 김재범(남자 81㎏급), 송대범(남자 90㎏급)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마지막이다. 2016 리우네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에서는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오륜기 앞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파리에서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기세가 좋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2·동3을 획득했다.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고 성적이다. ‘유도 강국’ 재현 신호탄을 쐈다. 올림픽 ‘금빛 한판’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유도대표팀 사령탑은 ‘수사불패(비록 죽는 한이 있어도 지지는 않겠다)’ 정신을 외쳤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금메달을 따겠다는 강한 의지다. 유도대표팀 황희태(남자), 김미정(여자) 감독은 최소 금메달 1개, 최대 금메달 2~3개를 목표로 세웠다.

황 감독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못 땄기에 이번에 못 따면 한국 유도는 완전히 추락한다. 금메달을 꼭 따겠다. ‘수사불패’ 정신으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파리올림픽 유도에는 남녀 개인전 7개씩 총 14개 체급과 혼성단체전 1개를 포함해 금메달 15개가 걸렸다. 이중 한국은 12개 종목에 나선다.

기대주는 김민종(100㎏ 이상급·양평군청)과 허미미(57㎏급·경북체육회)다.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특히 김민종은 1985년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39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달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민종은 “내 체급에서는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이번에 꼭 금메달을 따서 대한민국 유도 역사에 한 획을 긋겠다. 자신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허미미도 금메달 기대주다. 독립운동가 허석의 후손인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 선수로 뛰길 바란다’는 할머니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강점인 체력을 앞세워 세계선수권에 이어 파리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더불어 리우와 도쿄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안바울,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딴 이준환,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자인 김하윤 등 파리에서 금메달을 기대할 선수는 많다.

한국 유도가 12년 만에 올림픽 ‘금빛 사냥’에 성공하며 ‘유도 강국’으로서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국민들의 관심과 시선이 파리로 향하고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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