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바야흐로 편의점 전성시대다. 코로나 팬데믹 때 급성장한 국내 편의점 산업이 ‘편의점 대국’으로 불렸던 일본을 제쳤다는 평가다. 인기에 따라 전국 편의점 수도 급증하면서 국내 편의점 수는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아졌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편의점 수는 5만5200개를 넘어섰으며, 이는 인구 950명당 1개꼴로 편의점 매장이 있는 셈이다.

국내 편의점 산업이 이례적으로 호황을 누리자 외신도 이를 조명했다. CNN은 미국에서는 편의점이 주로 주유소 옆에 붙어있거나 번화가에 있고 거주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는 편의점이 골목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고, 때로는 경쟁사의 매장이 같은 거리에 몰려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경쟁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정체기에 있을 때 국내 편의점만이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는 △트렌드 적극 반영 △PB상품 차별화 전략 △1인 가구 적극 공략 3가지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는 앤데믹에 접어들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양한 식음료를 앞다퉈 출시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주 소비층인 MZ세대 소비자들에 인기를 끌었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유입·충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편의점 CU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에서 출시한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자 빠르게 유사품인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CU는 지난해 ‘할매니얼’ 트렌드에 약과가 유행하자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를 출시해 2달 만에 120만개를 판매하는 등 트렌드를 주도해 판매고를 올렸다.

GS25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위에 벌집꿀을 비롯해 각종 과일 등 다양한 토핑을 올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아이스크림 ‘요아정’이 인기가 급증하자 이들과 손잡고 요아정의 베스트 플레이버를 적용한 ‘요아정 딸기초코쉘요거트바’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PB상품 출시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 것도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븐일레븐은 배우 이장우와 협업해 출시한 PB상품 ‘킹장우 시리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맛장우 시리즈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자, 곧바로 맛과 양에 초점을 맞춘 킹장우 시리즈를 내놨다. 맛장우 시리즈는 출시한 지 3개월도 안 된 현재까지 총 350만개 이상 높은 판매 성과를 보인다. 이외에도 세븐일레븐은 KBO 프로야구 컬렉션 카드 출시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CU가 지난 4월 출시한 ‘생레몬 하이볼’도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으며, 지난달에는 담배를 제외하고 CU에서 판매하는 전체 상품 중 매출이 가장 높다.

고물가, 경기 불황 덕도 봤다. 편의점 업계는 간편식, 가성비 상품을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이에 따라 각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가성비 간편식인 CU의 ‘헤이루’, ‘득템 시리즈’, GS25의 ‘유어스’, ‘리얼프라이스’, 세븐일레븐 ‘세븐셀렉트’, ‘착한 시리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1인 가구가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1인 가구(세대) 수는 992만 개를 넘어섰으며, 전체 가구(2369만 개)의 41.0%이자 전체 인구(5135만 명)의 19.3%에 달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소량 식품도 인기다. CU는 지난해 1월 500g 용량 냉동 블루베리 매출이 늘자 올해 체리, 망고, 트리플베리, 딸기, 수박화채 등 다양한 냉동 과일을 출시하며 소량 포장한 냉동 과일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 밖에도 CNN은 편의점에서 택배, 식사, 환전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가게’ 전략이 통했다고 짚었다.

편의점에서 고객들은 전화기를 충전하고 공과금을 내며 온라인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전기 스쿠터를 충전하거나 환전하고 국제우편도 보낼 수 있다. 음식 판매대에는 즉석 된장국부터 컵라면, 김밥 등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고 매장 내에 마련된 좌석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고물가, 경기 침체 기조에 따라 편의점 가성비 상품 판매율도 지속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편의점은 단순히 상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흥미와 재미 요소도 같이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이다”고 진단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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