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산, 서른 초반 넘기면 위험 증가...40세 이상 조산 위험 55%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출산 계획이 있다면 “임신에도 때가 있다”라는 말을 다시 되새야 하겠다. 건강하게 임신과 출산하려면 자궁 내 환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여성의 ‘나이’가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최근호에는 30대 초반이 첫 아이를 낳는 가장 적정 시기라고 게재했다. 이보다 나이가 많으면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이나 당뇨, 전치태반 등 각종 위험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진행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지영·성지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강단지 교수 연구팀은 2005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처음 출산한 산모 368만5817명을 추적 관찰했다.

먼저 첫 아이를 출산하는 산모의 나이가 갈수록 증가했다. 고위험 임신의 기준이 되는 35세 이상 초산모는 2005년 18.15%였으나, 2019년 38.42%로 두 배 늘었다.

통계청이 같은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2005년 산모 평균 나이가 29.09세에서 2022년 32.84세로 높아졌다고 보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경향은 40대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2005년과 2019년을 각각 비교했을 때 40~44세 초산모는 15.95%에서 30.44%로, 44세 이상 초산모는 2.06%에서 7.47%로 껑충 뛰었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이에 따른 임신 합병증 위험도 덩달아 커졌다. 아울러 초산모 나이의 증가에 따라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과 제왕절개 수술률도 비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25세 이하 2.5%였으나, 44세 이상 10.2%로 4배가량 높았다. 제왕절개 수술률도 25세 이하 29.5%, 44세 이상 7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산의 원인 중 하나이면서 분만 시 대량 출혈을 일으키는 전치태반 발생 역시 25~28세와 비교해 35세 이상에서는 2배, 40세 이상에서는 3배 위험도를 보였다.

실제 조산 위험도 25~29세 기준 30~34세에서 7% 증가했다. 그러나 심각성은 이후부터다. 35~39세 26$, 40~44세 55%, 44세 이상 85%로 조산 상대 위험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 출생아 장기 신경학적 발달 이상 위험도 상승

또한 초산모 연령에 따라 출생아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예후도 확인했다.

25~29세 기준 자폐와 뇌성마비를 조사한 결과, 40~44세에서 각각 29%를 기록했다. 44세 이상인 경우 각각 50%, 54%로 위험도가 커졌다.

연구팀은 첫 번째 임신의 최적 출산 연령을 30대 초반으로 꼽고, 이 시기를 넘어서면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산모와 출생아의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오수영 교수는 “출생아의 장기 예후에 관여하는 요소에는 산모의 나이뿐 아니라 남편의 나이도 중요하다는 건 이미 해외 연구들에서 잘 알려진 부분”이라며 “국가 빅데이터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나이를 같이 분석할 수 없었던 것이 연구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산모 연령 증가에 따른 조산 및 장기 예후에 대한 영향이 최근 난자 동결과 같은 방법만으로는 대처가 어렵다는 것.

오 교수는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자궁 내 환경’이 중요하고, 이는 토양과 같다. 임신 합병증뿐만 아니라 출생아의 장기 예후도 산모 나이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만큼 적정 시기에 맞춰 출산할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계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지희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초산모에 해당되는 연구임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라며 “고령 산모라도 두 번째 이상의 임신(경산부)은 저위험 임신이 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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