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경쟁 관계이지만, 경쟁이 아니다. 존중과 사심을 담아 ‘상부상조’ 해간다. 키움 3루수 송성문(28)과 KIA 3루수 김도영(21)의 관계가 그렇다.

김도영과 송성문은 26일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리그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탑급 경기력을 보인다는 의미다.

두 사람 모두 올시즌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포지션이 3루수로 겹친다. 송성문이 타율 0.347(4위), OPS(출루율+장타율) 0.933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그 앞엔 언제나 타율 0.354(3위), OPS 1.070을 찍은 김도영이 있었다.

그러나 송성문은 김도영에 이어 3루수로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해했다. 인터뷰때마다 송성문은 “(김)도영이는 ‘탈인간계’다. 공을 쪼개더라”며 놀라워했다.

김도영과 더 친해지고 싶다고도 수차례 말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인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그 소원을 이뤘다. 그런데 오히려 김도영이 송성문에게 조언을 얻었다.

김도영은 “(송)성문이 형에게 수비에 대해서 많이 물어봤다. 수비할 때 출발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들어왔는데, 형도 비슷한 얘기를 해주시더라”고 전했다.

김도영은 올시즌 실책 22개를, 반면 송성문은 실책 단 2개만 범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호수비를 펼치는 선배의 ‘찐’조언이 김도영에겐 큰 도움이 됐다고.

이 이야기를 취재진으로부터 전해들은 송성문은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정말 그랬나? 정말 감동이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송성문은 “그저 내 경험을 많이 얘기해줬다. 야구하면서 느낀 것들, 내 생각들에 대해 얘기해줬을 뿐”이라며 쑥스러워했다.

당시 두 사람은 야구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소한 이야기도 정말 많이 했다. 김도영은 “성문이 형이 나에 대해 많이 찾아보셨더라. ‘팬이다’라고도 말씀해주셨다. 나도 성문이 형을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더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두 사람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런데 ‘경쟁’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의 장점을 존중하고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진중한 대화를 나눴다. 함께 성장해나가는 두 사람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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