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탄소 발자국 줄이기’는 2024 파리올림픽이 내건 핵심 가치다.

파리올림픽은 대회 준비 전부터 저탄소를 표방했다. 2016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주요 국가였던 프랑스 정부는 탄소 중립을 외치며 환경을 해칠 만한 올림픽 시설 확충 등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새로운 경기장이나 시설을 만드는 대신 파리 내 랜드마크를 활용해 건축,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3년 전 도쿄 대회와 마찬가지로 골판지 침대를 보급했고, 선수촌에는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걸었다.

취지는 좋지만 정작 올림픽을 위해 4년간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에게 탄소 발자국 줄이기는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 오직 올림픽만을 보고 뛴 선수들에게는 사실 탄소 중립보다 컨디션 관리가 훨씬 중요한 게 사실이다.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준비하는 선수들은 선수촌을 나와 경기장에 근접한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 왕복 2~3시간이 걸리는 선수촌을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찜통 버스에서 버티다가는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에 따르면 남자 계영을 준비하는 황선우, 김우민(이상 강원도청) 등 6명의 선수가 선수촌을 나와 31일까지 외부 숙소에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탁구 대표팀은 버스를 새로 구했다. 대한탁구협회는 선수단에 9인승 차량과 기사를 지원한다. 경기장과 선수촌 사이를 잇는 셔틀버스의 출발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동 시간도 예상보다 긴 4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게다가 버스 에어컨을 틀지 않아 선수들은 버스 안에서 고생한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불편 사항을 접수해 빠르게 조치했다. 회장이 아닌 선배 입장에서 4년간 이 대회를 기다린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지원을 결정했다. 우린 선수들을 지원하러 왔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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