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샤오싱=김동영기자] ‘신의 한 수’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야구 대표팀에서 막내급이다. 그런데 가장 잘 친다. 팀 공격의 선봉에 서고 있다. 안 뽑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윤동희(20) 이야기다.

윤동희는 3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센터 제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 라운드 최종전 태국과 경기에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윤동희를 앞세운 한국은 17-0, 5회 콜드승을 거뒀다. 최지훈의 3점포, 김주원의 솔로포가 터지는 등 타선이 장단 11안타를 폭발시켰다. 이로써 2승 1패로 조별 라운드를 마쳤고, 슈퍼라운드로 향한다.

첫 상대는 A조 2위 일본이다. 중국이 2위가 유력해 보였지만, 3일 A조 조별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중국이 일본을 1-0으로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중국이 조 1위, 일본이 2위다. 한일전은 5일 오후 1시(한국시간) 열린다.

윤동희가 이날만 잘한 것도 아니다. 1일 홍콩전에서 2안타 2타점 2득점을 생산했고, 2일 대만전에서도 3안타를 쳤다.

태국전까지 포함해 12타수 7안타, 타율 0.583, 1홈런 5타점, 출루율 0.615, 장타율 1.083, OPS 1.698을 폭발시키고 있다.

대표팀 내 최다 안타 1위, 타율 1위, 타점 1위다. 출루율 2위(1위 노시환 0.769), 장타율 1위다. 불방망이도 이런 불방망이가 없다. 2003년생으로 팀 내에서도 막내급인데, 실력은 최상급이다.

류중일 감독은 태국전 후 “지금 윤동희가 가장 좋다. 그래서 3번에 놨다. 연결이 잘된 것 같다. ‘윤동희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윤동희는 “처음 보는 투수들이다. 올해 KBO리그에서 1군에 적응할 때 생각도 나더라. 한 번 경험을 해서 그런지, 오히려 더 과감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적응하려고 노력중이다”고 짚었다.

이어 “슈퍼라운드가 있고, 결승까지 가야 한다. 거기서 홈런을 치면 더 좋을 것 같다. 잘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실 대표팀 명단에 없던 선수다. 대표팀 소집 전날인 9월22일 전격적으로 발탁됐다. 손가락에 물집 부상이 있는 이의리를 빼고 윤동희를 넣었다.

비판의 목소리도 제법 됐다. 이의리가 9월27일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면서 더욱 그랬다. ‘가뜩이나 좌완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의리를 뺄 필요가 있느냐’ 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윤동희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있다. 오히려 대표팀에 우타가 부족한 상황에서 윤동희가 펄펄 날고 있다. 이젠 잘 데려왔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프로 2년차인 올해 혜성처럼 등장해 롯데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잡았다. 대표팀에서도 ‘미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