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컨트롤1
독일 업체 ‘골 컨트롤(Goal Control)’이 골판독시스템 수주를 따낸 뒤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자체 기술을 선보인다. 골 판독 기술은 ‘호크아이(Hwak Eye)’가 사용중인 카메라 기반의 판독, 골레프(GoalRef)‘가 사용중인 자기장유도칩 기반 2가지로 나뉜다. 캡처 | 골 컨트롤 홈페이지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세계축구의 하이테크놀로지 시대를 여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30 우루과이 월드컵을 시작으로 20회째를 맞는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무대인 만큼 축구의 과학적인 발전을 선보이는 장이 되기도 했다. 브라질에서도 축구 팬들에게 낯선 흥미로운 기술이 등장한다.

◇골 맞나? 애매한 판정 내게 맡겨
오심도 경기 일부라고 하지만 그게 축구에서 ‘골’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잉글랜드는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1-2로 뒤진 전반 종료 직전 프랭크 램파드의 중거리 슛이 상대 골문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안쪽에 떨어졌지만 주심의 오심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골라인 판독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견해를 밝혔고 독일 회사 ‘골 컨트롤’의 과학 기술을 축구에 이식했다. 공인구인 브라주카에 칩을 새기고 14대의 고성능 카메라를 설치했다. 애매한 상황에서 골 여부를 판단한다. 주심도 손목시계형 수신기로 골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 때 시험 가동해 합격점을 받았다.

베니싱 스프레이
2013년 터키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과 클럽 월드컵 등에서 베니싱 스프레이를 시험 가동한 국제축구연맹(FIFA). 캡처 | FIFA 홈페이지


◇ 9.15m 수비벽, 한 치 오차 없이
세트피스에서 벌어지는 소모적인 논쟁도 사라질 전망이다. 프리킥 때 상대 수비수들은 9.15m 떨어진 곳에서 벽을 쌓거나 수비한다. 그러나 경기 중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실랑이가 오간다. 그러나 ‘베니싱 스프레이’의 등장은 이 같은 현상을 차단했다. 주심이 수비벽이 위치해야 할 지점을 스프레이로 그어 더는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운동장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축구장에서 매우 유용하다. 2012년 3월 축구 규칙을 제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를 통해 심판 장비로 승인했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K리그에 도입돼 국내 팬들에겐 친숙하다.

◇ 무더위 월드컵? 이젠 가라
브라질의 6~7월 평균 기온은 섭씨 19~29도를 오르내린다. 그러나 일부 지역이 열대 우림이다. 섭씨 30도를 웃돌고 체감 온도는 더욱 심하다. 90분 내내 많은 운동량이 필요한 축구에서 종종 기후에 따른 몸 기능 저하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 FIFA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쿨링 브레이크(Cooling Break)’를 도입했다. 킥오프 1시간 30분 전 체감온도지수가 32도 이상이면 FIFA 코디네이터와 매치 커미셔너, 심판진이 쿨링 브레이크 적용을 상의한다. 주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전후반 30분쯤 한 차례씩 3분간 휴식을 부여하고 양 팀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이때 선수들은 벤치로 돌아가 물을 마시거나 얼음 찜질을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경기 흐름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울트라 화질 중계, 휠체어 없는 세상
기존 HD보다 약 4배 화소수로 차세대 고화질 해상도로 불리는 4K 해상도 방송을 월드컵에서 볼 수 있다, FIFA는 소니와 협력을 맺고 월드컵 기간 3경기를 4K 방송으로 세계 축구 팬들에게 선보이기로 했다. 오는 28일 16강전 1경기와 내달 4일과 13일 각각 열리는 8강, 결승전이 대상이다. 선수들의 세밀한 움직임과 표정, 땀방울까지 보는 재미를 배가할 전망이다. 또 개막식에서 하반신 마비로 걷지 못하는 10대 청소년이 휠체어 대신 로봇의족으로 시축했다. 머리에 쓴 헬멧의 감지기에서 뇌파를 전하면 로봇 의족이 움직이는 원리다. 축구공 하나로 평화와 희망을 안겨다 주는 월드컵이 소외된 장애인들에게도 휠체어 없이 살 수 있는 시대를 알리는 의미 있는 장면을 구현했다.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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