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제로슈거 인기에 하이트 진로, 신세계L&B 등 각 브랜드 신상 출시 ‘각축’ 예상

[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불황에 유독 잘 팔리는 상품이 있다. 고물가 시장, 저렴한 가격 대비 그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소주와 라면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경기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팬데믹 동안 침체기를 가졌던 소주 시장에 롯데칠성 ‘새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류 문화도 큰 변동이 생겼다. 소비자들은 영업시간 제한으로 홈술·혼술 빈도가 잦아지며, 과거 소주와 맥주에 한정된 주류 선택지가 다양하게 늘어난 것이다.

팬데믹 동안 인기였던 주류는 위스키, 하이볼, 와인 등이 있다. 이들에게 팬데믹은 골든타임과 같았다. 지난 3년 동안 소주, 맥주를 제외한 타 주류들이 고속 성장하고 주류 시장 점유율을 꿰차면서 엔데믹이 된 현재도 호조세를 유지중이다. 이에 소주, 맥주는 과거와 사뭇 다른 인기를 체감해야 했다.

◇ 롯데칠성, 독보적인 포트폴리오 ‘소주 시장’ 안착 성공

이러한 와중에 새로운 변화를 주도한 것이 롯데칠성 제로 슈거 소주 ‘새로’다. 지난해 9월 롯데칠성은 차별화를 두고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출시했다. 이어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각 브랜드 등이 신상 주류를 출시하며 소주, 맥주가 다시 급부상 하고 있는 모양새다.

새로 소주 출시 당시 증권업계는 “소주 신제품 새로의 월매출 동향이 기대 이상”이라며 “음식료 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류의 경우 주종별 온도 차가 뚜렷할 전망이다”며 “소주, 청주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20.1%, 12.8% 상승으로 높은 두 자릿수의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전망에 따라 실제 새로는 지난 2022년 3분기 25억원, 4분기 155억원, 2023년 1분기 280억원, 2분기 320억원으로 매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누적 판매액은 1000억원 넘어선 상태. 현재 월 100억원 이상 판매되며, 2023년 상반기 600억원으로 메가브랜드 반열에 들어섰다.

이에 롯데칠성은 새로를 독보적인 포트폴리오로 삼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새로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오는 25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데어바타테’에서 ‘새로02-57 동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충성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새로는 브랜드 앰배서더 새로구미 캐릭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며 출시 7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 1억 병을 돌파했다”며 “국내 제로 슈거 소주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새로가 출시와 동시에 제로슈거 소주 열풍을 이끌며, 소주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새로 소주로 인해 주류업계 경쟁상품으로 소주가 다시 급부상한 셈이다.

◇ 신세계 L&B, 일명 정용진 소주 ‘푸른밤’ 잊고 ‘재도전’

새로 소주가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자, 각 주류 브랜드들도 앞 다퉈 신상 소주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 1월 저도수 트렌드에 맞춰 알코올 도수가 기존 진로보다 0.5도 낮은 16도로 제로슈거 ‘진로’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새로를 기점으로 제로 슈거가 인기를 끌자 재빨리 트렌드에 편승하고 경쟁사 롯데칠성에 대항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부문(국내+수출)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각각 3701억원, 189억원을 시현했다”며 “물량 감소 및 주정가격 인상 영향이 반영되면서 이익률은 지난해 대비 큰 폭 하락했지만 소주는 시장점유율 60% 후반대를 유지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에는 가수 박재범이 론칭한 전통주 ‘원소주’가 MZ소비자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차별화된 다양성에 일조했다. 원소주는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병을 기록했다. 박재범 원스피리츠 대표는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금복주 ‘참소주’ 리뉴얼 출시, 롯데칠성 ‘순하리’, 하이트진로 ‘참이슬’ 해외 수출 등으로 각 주류사가 소주 시장 변동성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은 신세계 L&B의 재도전이다. 신세계 L&B는 일명 ‘정용진 소주’였던 ‘푸른밤’ 실패 이후, 두 번째 소주 사업 도전이다.

지난 2016년 이마트는 제주소주 지분 전량을 190억원에 인수하고 이듬해 제주소주를 리뉴얼한 ‘푸른밤’을 출시했다. 그러나 업계 기대와 달리 푸른밤은 계속되는 영업 손실 누적으로 지난 2021년 사업을 접으며, 신세계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신세계가 푸른밤을 뒤로 한 채 소주 시장과 작별을 고했지만, 지난 7월 신세계L&B는 특허청에 ‘킹소주24’ 상표 출시와 함께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이는 푸른밤을 철수한 지 2년 만이다.

신세계 L&B 관계자는 “구체적인 출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선 한 달 정도 한정 수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신세계 L&B가 푸른밤 실패에 쓴 맛을 본 만큼, 과감한 도전보다는 한 달 한정 출시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정식 출시하겠다는 신중함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롯데칠성 새로를 기점으로 소주업계가 다시 살아나며, 주류 시장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올 하반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 불황을 먹고 자라는 소주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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